어린 왕자는 한 번 질문을 했을 때는, 결코 포기한 적이 없었다. 나는 볼트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으므로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대답해 버렸다.

"가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어. 꽃들이 공연히 심술을 부리는 거지!"

"그래!"

그러나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어린 왕자는 원망스럽다는 듯 나에게 이렇게 톡 쏘아 붙였다.

"그건 거짓말이야! 꽃들은 연약해. 순진하고, 꽃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거야. 가시가 있으면 무서운 존재가 되는 줄로 믿는 거야......"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때 나는 '이 볼트가 끝내 말썽을 부리면 망치로 두들려 튀어나오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또다시 내 생각을 방해했다.

"그럼 아저씨 생각으로는 꽃들이......"

"그만해 둬! 아무래도 좋아! 난 되는 대로 대답했을 뿐이야. 나에겐 지금 중대한 일이 있어!"

그는 어리둥절해서 나를 바라보았다.

"중대한 일이라고?"

망치를 손에 들고 손가락은 시커멓게 기름투성이가 되어 그에게는 매우 흉측스럽게 보이는 물체 위로 몸을 기울이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