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이지. 그리고 네가 얌전히 굴면 낮에 양을 묶어 둘 수 있는 고삐도 하나 줄께. 말뚝도 주고."

내 제안이 어린 왕자의 마음을 거슬린 것 같았다.

"묶어 둬? 참 괴상한 생각이다!"

"그렇지만 묶어 두지 않으면 아무 데나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을거야....."

그 말에 내 친구는 다시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가면 어디로 가겠어요!"

"어디든지, 제 앞으로 곧장....."

그때 어린 왕자가 엄숙하게 말했다.

"괜찮아.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은 곳이야."

그리고는 어쩐지 좀 쓸쓸한 목소리로 그는 덧붙였다.

"제 앞으로 곧장 가 봐야 그렇게 멀리 갈 수도 없어....."